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리뷰
액션과 코미디가 어우러진 2019년 한국영화 리뷰

영화 소개
주요 출연진
- 김래원 - 장세출 역 (목포 최대 조직 '팔룡회'의 두목)
- 원진아 - 강소현 역 (정의로운 변호사)
- 진선규 - 조광춘 역 (야망 가득한 정치인)
- 최귀화 - 최만수 역 (정치 브로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범죄도시'로 데뷔한 강윤성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인 'Long Live the King'은 '왕이여 영원하라'는 뜻으로, 동양권의 '만세(萬歲)'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제작비 95억 원을 투입한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약 109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액션과 코미디, 정치 드라마를 적절히 버무린 오락영화로서 자리매김했다.
줄거리 요약
목포 최대의 조직 '팔룡회'를 이끄는 장세출은 철거 용역으로 나간 재건설 반대 시위 현장에서 변호사 강소현을 만난다. 강소현은 시민들의 집을 빼앗으려는 장세출의 뺨을 때리며 그를 혼내준다. 첫눈에 강소현에게 반한 장세출은 3년간 그녀에게 구애하지만 소현은 "저는 영부인이 되고 싶어요"라는 말을 던진다. 장세출은 소현이 원하는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려 노력한다.
어느 날 장세출은 우연히 추락하는 버스를 목격하고 시민들을 구하는 영웅적인 행동을 한다. 이 사건으로 그는 '목포의 영웅'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이를 계기로 장세출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하고, 기존 정치인들과 대립하게 된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장세출의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되고, 정적 조광춘과 정치 브로커 최만수는 장세출의 과거 살인 사건 연루 의혹을 폭로하려 한다.
한편 조광춘은 최만수의 지시를 받아 장세출을 제거하려 하고, 심지어 강소현을 납치하기까지 한다. 위기에 처한 장세출은 자신의 조직원들과 함께 강소현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진정한 리더십과 용기를 발휘하게 된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장세출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정치적 이상 사이에서 치열한 갈등을 겪으며 성장해 나간다. 결국 그는 자신의 과거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결단을 내리게 된다.
감상 포인트
연출
강윤성 감독은 '범죄도시'에서 보여준 거친 액션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코미디와 액션을 절묘하게 버무려냈다. 강 감독 특유의 투박한 연출 스타일은 이야기의 흐름과 잘 어우러져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장세출이 정치에 뛰어들며 겪는 좌충우돌 과정을 그려내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유쾌함을 선사한다. 다만 '범죄도시'에서 보여줬던 묵직한 영상미보다는 다소 가벼운 느낌이 들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연기
김래원은 목포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조직의 보스 장세출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그의 표정 연기와 코믹한 몸짓은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진중한 장면에서는 깊은 감정을 전달한다. 진선규와 최귀화는 악역으로 등장해 독특한 캐릭터성을 부여하며 연기 합을 맞췄다. 특히 진선규의 야심 넘치는 정치인 연기는 영화에 긴장감을 더했다. 원진아는 첫 영화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정의롭고 강단 있는 변호사 역할을 나름대로 소화해냈다.
인상적인 장면과 대사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장세출이 추락하는 버스에서 시민들을 구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캐릭터의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시퀀스로, 액션과 감동을 동시에 담아냈다. 또한 장세출이 노래방에서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을 부르는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인물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이 대사는 장세출이 정치에 뛰어들게 되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대사로, 영화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순간이다. 소현의 한마디가 폭력조직 보스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는 설정이 다소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김래원의 연기력으로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영화 OST 음악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의 가장 기억에 남는 삽입곡은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이다. 이 곡은 영화의 주요 장면과 엔딩 크레딧에 사용되어 작품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린다. 특히 장세출이 노래방에서 이 곡을 투박하게 부르는 장면은 캐릭터의 순수한 감정을 드러내며 관객에게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김동률의 '사랑한다는 말'은 그의 3집 '귀향'에 수록된 곡으로, 영화에서는 장세출의 소현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중요한 장치로 활용된다. 이 곡의 가사 "첨으로 사랑한다 말하던 날, 살며시 농담처럼 흘리던 말"이라는 부분은 장세출의 어설픈 구애 과정과 묘하게 일치하며, 주인공의 감정을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 외에도 영화에는 다양한 배경음악이 사용되었으며, 특히 액션 장면에서의 긴박한 음악과 코믹한 장면에서의 경쾌한 음악이 적절히 어우러져 극의 분위기를 살렸다. 음악 감독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으로, 장면 전환과 감정선 표현에 큰 역할을 했다.
장점과 단점
장점
- 배우들의 연기력: 김래원, 진선규, 최귀화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특히 김래원의 캐릭터 소화력은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 코미디 요소: 깡패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유머 코드가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 빠른 전개: 118분의 러닝타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 액션, 코미디, 드라마가 균형 있게 배치되어 있다.
- 대중성: 어렵지 않은 스토리와 진입장벽이 낮은 설정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오락영화다.
단점
- 단순한 플롯: 조직폭력배가 한순간에 개과천선하여 정치인이 된다는 설정이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고 단순하게 느껴진다.
- 정치적 설정의 비현실성: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기에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정치 설정이 몰입을 방해한다.
- 영상미 부족: '범죄도시'에서 보여줬던 강윤성 감독 특유의 묵직한 영상미가 이번 작품에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 지역 스테레오타입 강화: 목포를 배경으로 한 영화임에도 '목포=깡패'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강화하는 듯한 측면이 있다.
- 조폭 미화 논란: 조직폭력배의 국회의원 변신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장단점은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영화의 비현실적 설정을 하나의 판타지로 받아들이고 즐긴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반면 현실성과 논리적 완성도를 중요시하는 관객이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비슷한 영화 추천
- 범죄도시 (2017) - 같은 강윤성 감독의 전작으로, 조폭을 소재로 한 액션 영화다. '롱 리브 더 킹'보다 더 진중하고 강한 액션을 원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 극한직업 (2019) - 액션과 코미디를 절묘하게 조합한 작품으로, 유쾌한 한국 액션 코미디를 즐기고 싶은 관객에게 어울린다.
- 베테랑 (2015) - 유명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와 통쾌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액션 영화로, 정의 구현을 테마로 한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 타짜 (2006) - 한국 특유의 조폭 문화와 인간 드라마를 잘 표현한 작품으로,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적합하다.
- 신세계 (2013) - 조폭과 정치의 이면을 다룬 작품으로, 더 무겁고 진중한 범죄 드라마를 선호하는 관객에게 추천한다.
이러한 영화들은 '롱 리브 더 킹'과 마찬가지로 한국적 정서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액션, 코미디, 범죄 장르를 다루고 있어 함께 감상하면 좋은 작품들이다. 각각의 영화가 가진 독특한 매력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총평 및 별점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비현실적인 설정과 다소 단순한 플롯에도 불구하고, 김래원을 비롯한 배우들의 열연과 적절한 코미디 요소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하는 오락영화다. 액션과 코미디가 적절히 어우러진 이 작품은 깊이 있는 메시지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가치가 돋보인다.
영화의 주요 테마인 '개과천선'과 '새로운 삶'이라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다만 정치와 조직폭력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고 얕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열연과 유쾌한 이야기 전개는 관객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제공한다.
추천 대상
- 액션과 코미디가 적절히 섞인 오락영화를 선호하는 관객
- 김래원, 진선규 등 배우들의 팬
- 심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
- 웹툰 원작 영화에 관심이 있는 관객
한줄 요약: "비현실적인 설정에도 불구하고 김래원의 열연과 유쾌한 코미디로 웃음을 선사하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액션 코미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