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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영화 소개, 줄거리, 감상포인트, 총평

by Think²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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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영화 소개, 줄거리, 감상포인트, 총평

영화 '버닝(BURNING)':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불태우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인 작품, 칸 영화제를 사로잡은 한국의 미스터리

1. 영화 소개

제목
버닝 (BURNING)
개봉일
2018년 5월 17일
장르
미스터리, 드라마, 스릴러
러닝타임
148분
감독
이창동
각본
이창동, 오정미
주요 출연진
유아인(종수 역), 전종서(해미 역), 스티븐 연(벤 역)
원작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


영화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시'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모티브로 한 미스터리 드라마다. 2018년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큰 주목을 받았으며, 벌칸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또한 LA 비평가협회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과 스티븐 연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본 영화는 계급, 허무, 상실, 분노 등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직면한 문제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특히 세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마주하는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의 불안정한 모습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2. 줄거리 요약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지만 소설 한 편 써보지 못한 채 택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잇는 청년 종수(유아인)의 일상은 지루하고 무망하다. 그가 어릴 적 살던 파주의 시골 동네에는 아버지만 홀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소를 죽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면서 종수는 아버지의 농장을 돌봐야 하는 상황이 된다.

우연히 배달을 갔던 마트에서 나레이터 모델로 일하는 해미(전종서)를 만난 종수는 그녀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던 이웃임을 알게 된다. 해미는 적극적인 제스처로 종수에게 다가오고, 그들은 술자리를 갖게 된다. 이후 해미는 종수에게 아프리카 여행을 가는 동안 자신의 고양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한다. 종수는 내심 해미에게 끌리는 마음이 있어 흔쾌히 수락한다.

해미의 작은 원룸에서 고양이를 돌보는 동안 종수는 한 번도 고양이를 직접 보지 못한다. 해미가 돌아온 날, 그녀는 종수와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남자를 소개한다. 부와 여유,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벤은 종수와는 완전히 대조적인 인물이다. 세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종수는 해미와 벤의 관계에 묘한 질투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어느 날 벤은 종수의 농장을 방문해 자신이 가끔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종수의 집 근처에 있는 비닐하우스를 태울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 후 해미는 종수의 전화를 받지 않고 연락이 두절된다. 종수는 해미의 아파트를 찾아가지만 그녀는 그곳에 없고, 방은 깨끗이 정리되어 있다. 해미의 가족들도 그녀의 행방을 모른다고 말한다.

종수는 점차 벤이 말한 '비닐하우스'가 실은 여자들의 은유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는 벤의 집을 몰래 들어가 조사하고 그의 욕실 수납장에서 해미의 팔찌로 보이는 물건을 발견한다. 종수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가고, 그는 벤을 미행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벤을 만난 종수는 그에게 자신의 진실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요구하지만, 이야기의 끝은 열린 결말로 남겨진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현대 한국사회의 계층 간 갈등, 상실감, 존재의 공허함 등 다양한 주제를 탐색한다. 해미의 사라짐, 벤의 정체, 종수의 선택 등 많은 부분을 관객의 해석에 맡기며 끝없는 여운을 남긴다.

3. 감상 포인트

연출

이창동 감독의 연출은 강렬한 속도감과 격정보다는 서사를 천천히 풀어내는 방식으로 관객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특히 특별한 사건 없이도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 상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얼핏 단순한 일상을 보여주는 장면들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미는 여러 번 곱씹어볼수록 더 깊어진다.

연기

유아인은 무기력하고 답답하지만 내면의 분노를 품고 있는 종수를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그의 표정 연기는 대사 없이도 많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전종서는 데뷔작임에도 자유분방하면서도 미스터리한 해미를 생생하게 연기했다. 영화의 백미는 그녀가 보여주는 '배고픔의 춤' 장면으로, 단 한 번의 생생한 연기로 캐릭터의 본질을 드러낸다. 스티븐 연은 표면적으로는 부드럽고 세련됐지만 알 수 없는 어둠을 감춘 벤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해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다.

영상미

홍경표 촬영감독의 카메라 워크는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잘 포착한다. 서울의 번화가와 시골의 황량한 풍경 사이의 대비, 해가 질 무렵의 황혼 장면들, 그리고 유려하게 움직이는 롱테이크 장면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강화한다. 특히 종수의 집 앞 들판에서 해미가 춤을 추는 일몰 장면은 이 영화의 시각적 클라이맥스라 할 만하다.

각본

이창동 감독과 오정미 각본가는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이야기를 구축했다. 원작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아낸 각색이 돋보인다. 특히 계층 간 격차, 불안정한 청년세대의 모습 등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배고픔이 있어. 대한민국은 유령의 나라야.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의미가 없어."

인상 깊은 장면

해미의 '배고픔의 춤'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다. 황혼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세 인물이 모여 있고, 해미는 상의를 벗은 채 아프리카에서 배운 춤을 춘다. 이 장면은 단순한 춤 장면을 넘어 세 인물의 관계와 내면의 갈등, 그리고 영화 전체의 정서를 함축하고 있다. 또한 종수가 벤의 아파트를 몰래 뒤지는 장면의 긴장감과 마지막 대면 장면의 카타르시스도 잊을 수 없다.

4. 영화 OST 음악

'버닝'의 음악감독을 맡은 모그(Mowg)는 섬세한 배경 음악으로 영화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불안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음악들은 영화의 서스펜스를 효과적으로 증폭시킨다.

영화에 사용된 주요 음악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재즈의 거장 마일스 데이비스의 'Générique'이다. 이 곡은 프랑스 영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의 OST로 사용된 곡으로, '버닝'에서는 벤의 캐릭터와 함께 등장하며 그의 세련되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강화한다. 또한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하는 씨스타의 'Touch My Body'는 젊은 세대의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영화의 분위기를 암시한다.

이 외에도 영화에는 다음과 같은 음악들이 사용되었다:

  • 'The Way Home' - Mowg
  • 'Crying Knife' - Mowg
  • 'Night Drive' - Mowg
  • 'Stand UP' - Rich Boy
  • '빵빵' - 박상철
  • 'bye-bye' - Nana D
  • 'I will loose against you' - Nana D

이창동 감독의 전작들이 배경음악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버닝'에서는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그의 음악은 5월 29일에 열린 스페셜 GV에서 이창동 감독이 말했듯이, 영화의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증폭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5. 장점과 단점

장점

  •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한 스토리텔링 -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계급 갈등, 상실감, 소외, 젊은 세대의 분노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관객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열린 결말도 큰 매력이다.
  • 뛰어난 연기 앙상블 -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 세 배우의 완벽한 호흡이 영화를 이끈다. 특히 데뷔작인 전종서의 연기는 신선한 충격을 준다.
  • 섬세한 영상미와 연출 - 홍경표 촬영감독의 카메라 워크와 이창동 감독의 천천히 진행되는 연출은 영화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 음악과 영상의 조화 - 재즈에서부터 K-POP까지 다양한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조성한다.

단점

  • 느린 전개 - 14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느린 전개가 일부 관객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액션이나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 불명확한 결말 - 열린 결말은 영화의 매력이면서도 분명한 결론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답답함을 줄 수 있다. 모든 의문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는다.
  • 상징과 은유의 과도한 사용 - 영화 곳곳에 숨겨진 상징과 은유는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해석을 요구한다.
  • 인물 간 화학 반응의 부족 - 일부 관객들은 종수와 해미 사이의 감정적 교류나 연애감정이 충분히 발전되지 않았다고 느낄 수 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느린 전개와 생략된 설명, 모호한 결말이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으며,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영화의 한계로 다가올 수 있다.

6. 비슷한 영화 추천

기생충 (2019)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버닝'과 마찬가지로 한국 사회의 계층 갈등을 다루고 있다. 다만 '버닝'이 서정적이고 암시적이라면 '기생충'은 좀 더 직접적이고 극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살인의 추억 (2003)

봉준호 감독의 또 다른 작품으로, '버닝'처럼 미스터리 요소와 함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확실한 답을 주지 않는 열린 결말도 유사하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2001)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이 작품은 '버닝'처럼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관객의 다양한 해석을 유도한다. 복잡한 서사 구조와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유사하다.

미나리 (2020)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작품으로 '버닝'과 마찬가지로 한국/한국인의 정체성을 다루면서도 보편적인 인간 드라마를 담고 있다.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영상미도 유사하다.

7. 총평 및 별점

★★★★☆ 8.5/10점

'버닝'은 단순한 스릴러나 미스터리 영화를 넘어 현대 사회의 불안과 젊은 세대의 소외감, 계층 간 격차와 같은 깊은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다. 이창동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세 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어우러져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영화를 완성했다. 특히 분명한 답을 주지 않는 열린 결말은 영화를 본 후에도 오랫동안 관객의 머릿속에 맴돌게 만든다.

다만 148분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느린 전개, 그리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 스토리텔링은 모든 관객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빠른 전개와 명확한 결말을 선호하는 관객보다는 여운이 있는 작품,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를 즐기는 관객에게 더 적합할 것이다.

추천 대상: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좋아하고,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그 의미를 곱씹어 보는 것을 즐기는 관객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좋아했거나 하루키의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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