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2019) 영화 리뷰
악에 맞서는 격투기 챔피언의 여정

1. 영화 소개
'사자'는 김주환 감독의 작품으로, 한국형 오컬트와 액션을 결합한 시도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기존 한국 오컬트 영화인 '검은 사제들'이나 '사바하'와 같은 계열이지만, 액션 요소를 더해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했습니다. 제작비 147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한국 영화 시장에서 새로운 오컬트 액션 장르를 개척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2. 줄거리 요약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과 신에 대한 불신만 남은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는 경찰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린 용후는 열심히 기도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신부님의 말을 믿고 아픈 아버지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지만, 결국 아버지는 사망하게 됩니다. 어린 용후는 신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품은 채 성장했고, 자신의 주먹만 믿으며 살아가는 최고의 격투기 선수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용후의 손바닥에 원인 모를 깊은 상처가 생기게 되고, 이 상처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며 통증을 유발합니다. 의사들조차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상처로 인해 고통받던 용후는 우연한 기회에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를 만나게 됩니다. 안 신부는 용후의 손바닥에 생긴 상처가 단순한 상처가 아닌 신의 표식이며, 용후에게 악령과 싸울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구마의식과 신을 믿지 않던 용후는 점차 안 신부와 함께 악령 퇴치에 나서게 되고, 자신의 손에서 나오는 불꽃 같은 힘으로 악령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 과정에서 용후는 악마의 세력을 이끄는 '지신'(우도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지신은 지하 클럽 '바빌론'을 통해 악의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안 신부와 함께 악령들을 퇴치하던 용후는 지신이 단순한 악마가 아니라 강력한 흑마법사임을 알게 되고, 그의 진정한 목적이 세상을 어둠으로 물들이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과거에 안 신부가 지신을 완전히 물리치지 못했던 것이 밝혀지며, 용후는 안 신부와 함께 지신을 막기 위한 최후의 대결을 준비합니다. 이 과정에서 용후는 자신의 능력과 신앙에 대해 재고하게 되며, 어린 시절 잃어버린 믿음을 조금씩 회복하게 됩니다.
결국 용후와 안 신부는 지신이 거주하는 바빌론 클럽의 지하 제단에서 최종 대결을 벌이게 되고, 용후의 특별한 힘과 안 신부의 도움으로 지신을 물리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용후는 단순히 싸움 실력이 아닌 신앙의 힘과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특별한 능력이 진정한 힘의 원천임을 깨닫게 됩니다.
3. 감상 포인트
연출과 영상미
'사자'는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화려한 영상미를 보여줍니다. 특히 구마의식 장면이나 클럽 바빌론의 지하 제단 신은 강렬한 붉은색과 푸른색 조명을 통해 신비롭고 음산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습니다. 액션 장면들의 카메라 워크도 역동적이어서 격투 장면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배우들의 연기
박서준은 냉소적이면서도 내면의 상처를 간직한 격투기 선수 용후 역할을 설득력 있게 소화했습니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 실제 트레이닝을 통해 다져진 신체를 활용한 격투 연기가 돋보입니다. 안성기는 노련한 구마사제 안 신부 역할로 영화에 무게감을 더했으며, 우도환은 차갑고 잔인한 악의 세력 지신 역할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악의 편에 설 것인가, 악에 맞설 것인가, 선택은 네 몫이다." - 안 신부
이 대사는 영화의 주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인상적인 대사로, 용후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지 선택하는 전환점이 됩니다.
인상 깊은 장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용후가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깨닫고 손에서 불꽃이 나오는 순간입니다. 이 장면은 시각적으로 강렬할 뿐만 아니라 스토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기도 합니다. 또한 용후가 어둠에 잠식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힘을 사용하는 장면에서는 주인공의 성장과 내적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용후와 지신의 대결 장면도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격투기 실력과 신의 힘을 결합한 용후의 액션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시도였으며, 오컬트와 액션의 결합이라는 영화의 독특한 색깔을 잘 보여줍니다.
4. 영화 OST 음악
'사자'의 음악은 웅장한 사운드로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80인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사운드를 활용하여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극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The Fire Fist'라는 곡은 영화의 마지막까지 강렬한 여운을 남기며 많은 관객들에게 인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주요 OST 정보
- 메인 테마: 'The Fire Fist' - 영화의 주제를 담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
- 액션 시퀀스 음악: 격투 장면에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강렬한 비트와 리듬
- 구마의식 장면 음악: 신비롭고 긴장감 넘치는 코러스와 현악기 사운드
영화 음악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현대적인 전자음을 조화롭게 섞어 영화의 오컬트와 액션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했습니다.
5. 장점과 단점
장점
- 독특한 장르 결합: 오컬트와 액션 장르를 접목시킨 신선한 시도는 한국 영화계에서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았습니다.
- 박서준의 액션 연기: 실제 트레이닝을 통해 보여준 박서준의 액션 연기는 설득력 있고 인상적입니다.
- 시각적 디자인: 바빌론 클럽과 지하 제단 같은 세트와 로케이션 설정이 영화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살려냅니다.
- 촬영과 음악: 강렬한 색감의 영상미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단점
- 스토리의 단순함: 주인공의 서사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개연성이 부족한 설정들이 눈에 띕니다.
- 불필요한 회상 장면: 과도한 회상 신과 아역이 등장하는 과거 장면이 영화의 흐름을 끊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 장르적 정체성 혼란: 오컬트와 액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다 어느 쪽도 확실하게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 깊이 있는 종교적 묘사 부재: 기독교적 오컬트물임에도 믿음과 신앙의 힘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는 부분으로는 액션 장면의 비중과 CG 효과의 퀄리티가 있습니다.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흥미로운 요소지만, 순수한 오컬트물을 기대한 관객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CG 효과에 대한 평가도 관객마다 다른데, 일부는 한국 영화로서 선전했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의견으로는 비교적 높은 제작비(147억 원)에 비해 아쉬운 퀄리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6. 비슷한 영화 추천
검은 사제들 (2015)
국내 오컬트 장르의 선두주자로, 김윤석과 강동원이 출연한 작품입니다. '사자'와 마찬가지로 구마사제를 다루고 있으나, 좀 더 전통적인 오컬트물에 가깝습니다. 한국형 엑소시즘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습니다.
사바하 (2019)
장재현 감독의 작품으로 이정재, 박정민 등이 출연했습니다. 종교 단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으며, '검은 사제들'과 함께 한국형 오컬트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곡성 (2016)
나홍진 감독의 오컬트 스릴러로,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과 악령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더 깊은 심리적 공포와 한국적 샤머니즘을 다룬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손 the guest (2018, 드라마)
OCN 드라마로 귀신을 보는 무당, 구마사제, 형사가 팀을 이루어 악령을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이지만 영화 '사자'와 비슷한 한국형 오컬트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사자'와 마찬가지로 한국적 종교관과 오컬트 요소를 다루고 있으나, 각각 다른 접근 방식과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과 '사바하'는 보다 전통적인 구마의식과 종교적 접근에 중점을 둔 반면, '곡성'은 더욱 심오하고 모호한 공포를 추구합니다. '사자'가 액션에 좀 더 중점을 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영화들은 오컬트 요소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7. 총평 및 별점
3.0 / 5.0
"한국형 오컬트와 액션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인상적이나, 두 장르의 완벽한 조화에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
'사자'는 한국 영화계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오컬트와 액션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고 독특한 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 등 배우들의 연기와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분명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보기 드문 격투기 선수가 악령과 싸운다는 설정은 새롭고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스토리의 단순함과 개연성 부족, 불필요한 회상 장면들, 그리고 오컬트와 액션이라는 두 장르를 완벽하게 조화시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또한 악에 맞서는 신앙의 힘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점도 영화의 한계로 볼 수 있습니다.
추천 대상
- 액션 영화와 격투 장면을 좋아하는 관객
-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의 팬
- 오컬트와 액션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영화를 경험하고 싶은 관객
- 시각적인 화려함과 웅장한 음악을 중요시하는 관객
반면, 전통적인 오컬트물이나 깊이 있는 종교적 주제를 다룬 영화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논리적인 스토리 전개와 치밀한 설정을 중시하는 관객에게는 권장하기 어려운 작품입니다.
전반적으로 '사자'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 도전적인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완벽하지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작품입니다. 아쉽게도 흥행과 평단의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감독이 구상했던 '한국형 오컬트 유니버스'의 확장은 불투명해졌지만, 그럼에도 한국 장르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할 만한 도전적 시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