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브로맨스 걸작 - 영화 '퍼펙트맨' 리뷰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남자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

영화 소개
2019년 한국 영화계에는 코미디와 드라마를 절묘하게 버무린 작품 하나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퍼펙트맨'이라는 영화인데요. 용수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남자가 만나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우정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계의 명배우 설경구와 조진웅의 만남만으로도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완벽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진짜 '퍼펙트맨'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용수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밝혔는데, 그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우정과 인생의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줄거리 요약
"이렇게 살다 죽으면 12억, 사고로 죽으면 27억! 내 일 도와주면 사망보험금 니 앞으로 해줄게"
퍼펙트한 인생을 위해 한탕을 꿈꾸는 건달 '영기'(조진웅)는 조직 보스의 돈 7억을 빼돌려 주식에 투자했지만, 사기꾼에게 속아 주식은 휴지조각이 됩니다. 이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7억을 구해야 하는 영기 앞에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가 나타납니다.
두 달 시한부 '장수'는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영기에게 거액의 사망보험금을 상속해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돈이 절실한 영기는 장수의 제안을 수락하고, 함께 장수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해 나갑니다. 처음에는 돈을 위해 마지못해 따라다니던 영기였지만, 점차 장수와 진정한 교감을 나누게 됩니다.
영기와 장수는 장수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없던 것을 채워주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영기는 장수를 통해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장수는 영기와의 시간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들은 함께 웃고 다투며 서로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게 됩니다.
영기의 오랜 친구이자 조직의 일원인 '대국'(진선규)도 이들의 여정에 함께하면서 세 사람은 독특한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하지만 영기가 조직 보스에게 빚진 돈 때문에 위험에 처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영기와 장수의 특별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으로 바뀌어 갑니다.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과정은 감동적이면서도 유쾌합니다. 장수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영기가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영기를 위해 자신의 방식으로 도움을 주려는 장수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로 치닫게 됩니다.
결국 장수의 시한부 시간이 다가오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면서 진정한 '퍼펙트맨'의 의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영기는 단순히 돈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게 되고, 장수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의미 있는 마지막을 맞이하게 됩니다.
감상 포인트


연출과 각본
용수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코미디와 감동을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연출로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흔한 소재일 수 있는 '시한부 환자와 그를 돕는 사람'이라는 설정을 한국적 정서와 현실에 맞게 재해석한 점이 탁월합니다.
각본은 예측 가능한 부분도 있지만, 캐릭터의 디테일과 두 주인공의 관계 발전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영기와 장수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사건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개가 인상적입니다.
배우들의 연기
'퍼펙트맨'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설경구와 조진웅의 찰떡 케미스트리입니다. 설경구는 냉정하고 까칠하지만 내면에는 따뜻함을 품고 있는 '장수'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한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의 연기력은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조진웅은 거친 듯하지만 순수한 매력이 있는 '영기'를 연기하며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두 배우가 함께하는 장면들은 대사 하나, 표정 하나까지도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특히 조진웅이 영웅본색의 주제가 '당년정'을 부르며 허세를 부리는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또한 진선규가 연기한 '대국' 캐릭터는 단순히 조연에 그치지 않고 영화에 중요한 활력소가 됩니다. 세 명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킵니다. 허준호, 김사랑 등 조연들의 연기도 안정감 있게 전체 스토리를 뒷받침합니다.
영상미와 음악
영화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한국의 도시 풍경을 아름답게 담아냅니다. 특히 부산의 바다와 야경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은 감정선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장수의 고급스러운 생활과 영기의 삭막한 현실을 대비시키는 미장센도 인상적입니다.
인상 깊었던 대사로는 장수가 영기에게 건네는 "넌 내 인생의 마지막 선택이야"라는 말이 가슴에 오래 남습니다. 단순한 고용 관계를 넘어 서로의 인생에 깊은 의미를 남기는 두 사람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대사입니다. 또한 영기가 장수에게 "살아있는 게 감사해"라고 말하는 장면은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순간으로 감동적입니다.
영화 OST 음악

'퍼펙트맨'에서 가장 인상적인 음악적 요소는 홍콩 영화 '영웅본색'의 OST인 '당년정(當年情)'입니다. 이 곡은 장국영이 불렀던 명곡으로, 영화 내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영기 캐릭터가 중요한 장면에서 부르며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인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영기와 대국(진선규)이 함께 당년정을 부르는 장면은 코믹함과 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주는 명장면입니다.
이 노래는 단순한 개그 요소를 넘어 영화의 정서를 담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때의 감정'이라는 뜻을 가진 '당년정'은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맞닿아 있어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배경 음악은 코미디 장면에서는 경쾌하고,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차분하게 흐르며 극의 분위기를 적절히 뒷받침합니다. 유머러스한 상황과 진지한 순간을 오가는 영화의 톤에 맞춰 음악도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비록 전용 OST 앨범이 따로 발매되지는 않았지만, '당년정'이라는 한 곡이 영화의 상징적인 음악으로 자리 잡았고, 많은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 영기와 장수의 우정을 표현한 방식은 한국 영화만의 정서를 잘 살린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점과 단점
장점
- 설경구와 조진웅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
-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조화된 스토리텔링
- 진선규를 비롯한 조연들의 안정적인 연기 앙상블
- 유머코드와 진지한 순간이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연출
- 감정선을 풍부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영상미
-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이 있는 캐릭터 구성
단점
- 스토리 전개가 다소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음
-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과 유사하다는 비판
- 중반부가 다소 느리게 진행되는 편
- 일부 캐릭터의 변화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들
- 부분적으로 신파적 요소가 과하게 느껴지는 장면들
- 117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음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부분으로는, 한국 영화 특유의 감정 표현 방식이 때로는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코미디와 드라마의 경계를 오가는 톤 변화가 다소 급격하게 느껴질 수 있어, 일관된 감정선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국 영화만의 특징을 매력으로 느끼는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강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비슷한 영화 추천
1. 언터처블: 1%의 우정 (2011)
'퍼펙트맨'과 가장 유사한 영화로 꼽힙니다. 프랑스 영화로, 부유한 사지마비 환자와 그의 간병인으로 취직한 빈민가 출신 청년의 우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 '퍼펙트맨'과 비슷한 정서를 공유합니다.
2. 극한직업 (2019)
'퍼펙트맨'과 마찬가지로 2019년에 개봉한 코미디 영화로, 웃음과 진지함을 오가는 한국 코미디의 장점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한국 관객들의 정서를 파악한 코미디 연출이 유사합니다.
3. 리틀 미스 선샤인 (2006)
가족 로드 무비지만, 다양한 인물들이 여정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 점에서 '퍼펙트맨'과 유사한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웃음과 감동을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연출도 비슷한 매력을 줍니다.
4. 7번방의 선물 (2013)
코미디와 드라마를 오가며 감동을 전하는 한국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퍼펙트맨'처럼 유머러스한 상황 속에서도 인생의 의미와 관계의 소중함을 다룬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5. 범죄도시 시리즈
조진웅과 같은 매력적인 개성을 가진 마동석이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액션과 코미디가 결합된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퍼펙트맨'에서 조진웅이 연기한 영기처럼 거친 듯하지만 정이 많은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유사합니다.
총평 및 별점
"완벽하지 않은 우리 모두를 위한 위로와 웃음이 있는 영화"
'퍼펙트맨'은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조화시킨 수작입니다. 설경구와 조진웅의 찰떡 케미스트리가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며,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두 사람이 만나 진정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은 보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비록 스토리는 다소 익숙한 패턴을 따르지만, 한국적 정서와 감성이 잘 녹아들어 있고, 배우들의 열연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줍니다. 예측 가능한 전개와 일부 과한 신파적 요소는 아쉬움으로 남지만, 웃음과 눈물, 그리고 인생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원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입니다.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따뜻한 우정 영화를 좋아하는 분
- 설경구, 조진웅의 연기를 보고 싶은 분
-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영화를 찾는 분
- 인생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