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히트맨:
국정원 출신 웹툰 작가의 코믹 액션 스토리

영화 소개
2020년 1월 22일, 설 연휴 시즌을 맞아 개봉한 히트맨(HITMAN: AGENT JUN)은 액션과 코미디를 절묘하게 결합한 한국영화입니다. 러닝타임 110분의 이 작품은 짧은 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웃음과 액션의 쾌감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최원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권상우, 정준호, 황우슬혜, 이이경, 이지원이 주요 출연진으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권상우는 전설적인 암살요원과 삶의 무게에 짓눌린 웹툰 작가라는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가며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정준호는 국정원 국장 역할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황우슬혜는 준의 아내 역할로 우리에게 익숙한 하이텐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본 영화는 베리굿 스튜디오에서 제작하고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으며, 제작비는 약 99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국내 개봉 당시 2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암살 요원이 웹툰 작가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실사와 웹툰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으며, 액션과 코미디를 결합한 장르적 특성은 한국 영화계에서 그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신선한 장르 혼합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줄거리 요약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 김상준은 그림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국정원의 비밀 프로젝트 '방패연'에 발탁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천덕규 국장의 혹독한 훈련 아래 준은 결국 국정원의 전설적인 암살요원으로 성장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웹툰 작가의 꿈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준은 임무 중 헬기에서 추락한 것으로 위장하여 국정원을 탈출하고, '김수혁'이라는 새 이름으로 15년간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아내 미나와 딸 가영과 함께 지내지만, 웹툰 작가로서의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가 연재하는 웹툰들은 하나같이 망해 악플만 2만 개가 달릴 정도였고, 가족의 생계는 아내의 수입과 그의 공사장 부업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연재하던 웹툰이 조기 완결되자 술로 스트레스를 푼 준은 술김에 자신의 암살요원 시절 이야기를 '암살요원 준'이라는 제목으로 그려냅니다. 그리고 취해 잠든 사이, 아내가 그 만화를 편집자에게 보내는데, 예상치 못하게 웹툰은 대박을 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암살요원 시절 준이 처리했던 임무와 국정원의 비밀 프로젝트가 고스란히 담긴 이 웹툰은 국가기밀을 누설한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죽은 줄 알았던 준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국정원은 그를 스파이로 의심하고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준의 웹툰에 등장한 빌런 '제이슨 리'가 실제로 살아 있었고, 복수를 위해 준을 찾아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국정원의 최형도 차장은 준을 잡기 위해 그의 딸 가영을 인질로 잡고, 제이슨의 부하들은 미나를 납치하면서 준은 온갖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준은 국정원에서 가장 친했던 동료 철이와 예전 교관이었던 천국장의 도움으로 가족을 구하기 위한 액션을 펼치게 됩니다. 웹툰 작가와 전설적 암살요원이라는 이중생활 속에서, 준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며, 끝내 제이슨과의 대결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감상 포인트
연출과 연기
최원섭 감독은 액션과 코미디의 균형을 절묘하게 맞춰냈습니다. 특히 웹툰 속 세계와 현실을 오가는 연출은 영화에 독특한 매력을 더해줍니다. 권상우의 연기는 단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입니다. 그는 냉철한 암살요원과 허당기 가득한 웹툰 작가라는 상반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오가며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특히 공사장에서 국정원 요원들과 싸우는 장면이나 화장실에서 벌어지는 액션 시퀀스는 그의 뛰어난 액션 연기와 코미디 감각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정준호의 카리스마 넘치는 국장 연기와 철이 역의 이이경이 보여주는 우정과 배신 사이의 감정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특히 이이경은 준을 존경하는 후배 요원으로서 감정적인 지점들을 섬세하게 표현해냈습니다.
음악과 영상미
박기헌 음악감독이 맡은 배경음악은 영화의 액션과 코미디 톤을 효과적으로 살려냅니다. 특히 액션 시퀀스의 템포감 있는 음악 배치는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가영이 랩을 부르는 장면 "효미더머니"는 귀엽고 유쾌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영상미 측면에서는 웹툰과 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시각적 표현이 돋보입니다. 특히 준이 그린 웹툰 속 액션 씬이 실제 과거와 오버랩되는 연출은 창의적이고 흥미로웠습니다.
인상적인 장면과 대사
"나 아직 안 죽었다...! 나 니들 둘 놔두고.. 절대 안죽어.. 마지막 미션... 완료."
준이 위기 상황에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내뱉는 이 대사는 그의 캐릭터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다시 암살요원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딸의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액션을 펼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유쾌한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또한 공사장 십장과의 관계나 국정원 요원들과의 화장실 액션 씬은 권상우의 코미디 감각이 빛나는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특히 최차장(허성태)이 영화 내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모든 판단을 빗나가는 모습은 코미디 요소를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영화 OST 음악
히트맨의 음악은 박기헌 감독이 맡았으며, 영화의 분위기와 장면에 맞게 다양한 음악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곡은 신해철의 '모노크롬' 앨범에 수록된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입니다. 이 곡은 영화의 주요 장면에서 사용되어 한층 더 몰입감을 높여주었습니다.
또한 이지원이 연기한 가영 캐릭터가 부르는 "효미더머니"라는 랩 가사도 인상적입니다. 이 랩은 가족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아이의 순수한 꿈을 유쾌하게 담아내며, 영화의 초반부에 가족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돈이 머니 도대체 머니 울가족에겐 Money가 왜 이리 머니
엄마는 나한테 말하지 공부만 잘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But 난 잘 알지
세상의 진리 변하지 않는 진리 아무 걱정 없이 살게 해줄 그것은 Money
모든건 돈 바로 돈 때문 돈없음 서럽고 슬프고 아프고 괴로워
엄마 아빠 싸우는 것도 자꾸 엄마가 술에 취하는 것도
만약 돈이 많다면 볼일 없겠지
그래서 나갈거야 쇼미더머니
1등해서 아빠 빚 갚아야해 나 얼른 성공해서 집 사야해
쇼미더머니 엄빠를 위해서 지금 MIC를 잡았네 효미더머니"
영화의 후반부 액션 시퀀스에서는 리드미컬한 배경음악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었으며, 긴장감과 코미디를 오가는 장면 전환에도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가족을 구하러 가는 클라이맥스 장면에서의 배경음악은 영화의 몰입도를 크게 높여주었습니다.
장점과 단점
장점
- 기발한 설정: 전설적인 암살요원이 웹툰 작가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은 신선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암살요원과 웹툰 작가라는 극과 극의 직업 조합이 만들어내는 상황 자체가 코미디의 근간이 됩니다.
- 균형 잡힌 장르 혼합: 액션과 코미디의 밸런스가 잘 맞아 지루할 틈 없이 영화가 진행됩니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 씬과 웃음을 자아내는 코미디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 배우들의 열연: 권상우의 코미디 연기와 액션 연기가 이 영화의 큰 장점입니다. 또한 정준호, 황우슬혜, 이이경 등 조연들의 캐릭터 소화력도 뛰어납니다.
- 유쾌한 가족 서사: 단순한 액션 코미디를 넘어 가족애를 중심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 관객들에게 웃음뿐만 아니라 따뜻함도 전달합니다.
- 창의적인 연출: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독특한 시각적 연출은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며, 러닝타임 110분이 지루하지 않게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점
- 과도한 만화적 설정: 때로는 너무 비현실적이고 유치한 설정과 개연성 부족이 몰입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특히 국정원의 대응이나 빌런의 행동 패턴이 너무 단순하게 그려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 뻔한 스토리 전개: 코미디에 치중하다 보니 이야기 자체의 깊이나 복잡성이 다소 부족합니다. 예측 가능한 전개가 영화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 캐릭터 발전의 부재: 일부 캐릭터들, 특히 빌런 캐릭터의 동기와 배경이 단조롭게 그려져 입체감이 부족합니다.
- 코미디에 매몰된 액션: 액션 장면이 코미디에 너무 종속되어 있어 액션 자체의 박진감이나 긴장감이 약화된 부분도 있습니다. 액션 장르를 기대하고 온 관객에게는 다소 가벼운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오락영화를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깊이 있는 스토리나 리얼한 액션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설날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즐기기 좋은 영화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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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및 별점
한줄 요약:
"권상우의 코믹 액션이 빛나는 유쾌한 오락 영화, 개연성은 부족해도 웃음과 액션의 쾌감은 충분하다!"
추천 대상:
- 가벼운 코미디와 액션을 함께 즐기고 싶은 관객
- 권상우의 다재다능한 매력을 좋아하는 팬
- 가족과 함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사람
- 웹툰이나 만화에 관심이 많은 관객
- 현실 도피와 유쾌한 웃음이 필요한 사람
'히트맨'은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 자체로 충분한 재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작품입니다. 개연성이나 스토리의 깊이보다는 캐릭터의 매력과 상황이 주는 코미디에 충실한 영화로, 어떤 기대를 갖고 보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240만이 넘는 관객 수가 증명하듯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영화 '히트맨'은 한국 코미디 액션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가볍게 즐기기에 충분한 재미와 웃음을 제공합니다. 스토리의 깊이를 조금 더 보강하고 캐릭터 발전을 더했다면 더 완성도 높은 영화가 되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의 명절 특수를 노린 오락영화로서 히트맨은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본 리뷰는 개인적인 감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영화의 스틸컷과 포스터는 리뷰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습니다. 모든 저작권은 해당 영화의 제작사와 배급사에 있으며, 무단 복제 및 상업적 이용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