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웃음이 공존하는 가족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리뷰

영화 소개
2019년 9월 11일, 대한민국에 개봉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럭키'를 연출했던 이계벽 감독의 차기작으로, 코미디와 드라마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약 1시간 51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을 웃음과 감동의 세계로 이끌어 줍니다.
이 작품은 대구 지하철 실화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 철수가 갑자기 나타난 어린 딸과 함께하는 여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감독인 이계벽은 '럭키'에서 보여준 뛰어난 코미디 감각을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작품 정보
- 제목: 힘을 내요, 미스터 리
- 개봉일: 2019년 9월 11일
-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가족
- 러닝타임: 111분 (1시간 51분)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제작진
- 감독: 이계벽
- 각본: 이계벽, 김희진, 장윤미
- 촬영: 김정원
- 음악: 방준석
- 제작사: Yong Film, 덱스터 스튜디오
주요 출연진
- 차승원: 철수 역 - 지적장애를 가진 대복칼국수 식당의 요리사
- 엄채영: 샛별 역 - 철수의 딸, 백혈병 환자
- 박해준: 영수 역 - 철수의 동생
- 김혜옥: 희자 역 - 샛별의 외할머니
- 안길강: 김씨 역 - 철수를 돕는 체육관 관장
- 전혜빈: 은희 역 - 영수의 아내
- 류한비: 민정 역 - 영수의 딸
- 조한철: 덕구 역 - 양아치 두목의 부하
줄거리 요약
대복 칼국수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철수는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로 인기가 많지만,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어 사회에서 조금은 다른 시선을 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동생 영수네 가족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그의 앞에 난데없이 한 아줌마가 나타납니다.
길을 물어보는 척 접근한 이 아줌마는 철수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는 병원으로 데려가 강제로 건강검진을 받게 합니다. 검사를 마친 철수는 병원에서 머리를 민 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되는데, 이 아이가 바로 그의 존재조차 몰랐던 친딸 '샛별'이었습니다. 백혈병에 걸린 샛별에게는 골수 이식이 필요했고, 외할머니 희자는 철수의 골수가 맞을까 싶어 그를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철수는 자신의 딸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동생 영수는 과거 희자가 저에게 했던 모진 말을 기억하며 샛별을 돕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럼에도 철수는 마음 한구석에 샛별이가 걸려 병원을 다시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병원을 무단으로 이탈해 대구로 향하는 샛별을 발견하게 됩니다. 철수는 위험하다며 샛별을 막으려 하지만, 샛별은 자신의 친구 영재에게 줄 이승엽 선수의 사인볼을 구하기 위해 대구로 향하는 여정을 떠납니다.
결국 철수는 샛별을 혼자 보낼 수 없어 함께 대구행 버스에 오르게 됩니다. 이들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영수와 희자, 그리고 영수의 딸 민정은 이들을 찾아 대구로 향하고, 철수를 돕던 김씨 역시 대구의 양아치들을 동원해 이들을 찾으려 합니다. 하지만 철수와 샛별은 버스를 놓치게 되고, 대신 대구로 가는 다른 버스에 탑승하면서 복잡한 상황에 놓입니다.
대구에 도착한 두 사람은 사인볼을 구하려 경기장으로 향하지만, 시합이 없는 날에 도착하는 실수를 범하고 맙니다. 게다가 양아치들에게 속아 철수의 카드를 빼앗기고, 서로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철수는 필사적으로 샛별을 찾아 헤매고, 샛별은 경기장 근처에서 겁에 질린 채 기다리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철수와 샛별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여러 상황을 겪게 되는데, 특히 철수가 지하철과 지하 계단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이유가 과거에 있었던 충격적인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차츰 밝혀집니다. 과연 두 부녀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철수의 트라우마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감상 포인트
1. 차승원의 열연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는 차승원의 놀라운 연기력입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철수를 연기하면서도 과장되거나 희화화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자신의 딸을 처음 만났을 때의 어색함과 당혹감, 그리고 점차 애정이 커져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중반부와 후반부에서 보여주는 감정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2. 엄채영의 똘망똘망한 연기
철수의 딸 샛별 역을 맡은 엄채영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감상 포인트입니다. 어른스러우면서도 여전히 아이다움을 간직한 샛별을 완벽하게 표현해냈고, 특히 아픈 친구를 위해 사인볼을 구하러 가는 순수한 모습과 병마와 싸우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많은 감동을 줍니다. 그녀와 차승원의 케미스트리는 실제 부녀 관계처럼 자연스럽고 따뜻했습니다.
3. 감동과 웃음의 절묘한 밸런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코미디와 드라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입니다. 철수의 순수한 행동에서 비롯되는 웃음과 함께, 백혈병을 앓고 있는 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감동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계벽 감독은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톤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연출 방식은 철수의 비밀과 트라우마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서사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4. 인상적인 대구 배경
영화의 후반부가 주로 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이 도시의 모습을 아름답게 담아낸 영상미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경기장과 주변 풍경, 그리고 도시의 밤 풍경은 철수와 샛별의 여정에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김정원 촬영감독의 카메라 워크는 인물들의 감정 변화와 대구의 분위기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넌 내가 생각했던 아빠랑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난 그런 아빠가 좋아."
이 대사는 영화의 후반부에 샛별이 철수에게 하는 말로,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전달합니다.
영화 OST 음악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음악은 방준석 음악감독이 맡았으며, 영화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철수와 샛별의 여정을 따라가는 선율은 영화의 감동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이 영화의 OST는 2019년 10월 29일에 정식 발매되었으며, 방준석과 현서원이 함께 작업한 '미스터 리'라는 메인 테마곡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철수의 순수함과 샛별을 향한 무조건적 사랑을 표현한 이 음악은 영화의 주요 장면마다 등장하며 감정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 목걸이 주인은 너야'라는 트랙은 철수와 그의 아내의 과거 이야기가 펼쳐질 때 흐르며,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를 모티브로 한 이 영화에서, 과거 회상 장면의 배경음악은 특히 감정적인 무게감을 더해주어 영화의 깊이를 한층 더했습니다.
방준석 음악감독은 김지혜 조감독과 함께 작업했으며, 김혜현, 현서원이 어시스턴트로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음악은 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는 영화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주요 OST 트랙
- 미스터 리 - 방준석, 현서원
- 이 목걸이 주인은 너야
- 과거회상
- 대구로
- 부녀의 여정
장점과 단점
장점
- 강력한 연기 앙상블 - 차승원을 필두로 한 출연진들의 연기력이 돋보입니다. 특히 차승원은 지적장애인 역할을 설득력 있게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엄채영과의 부녀 관계도 자연스럽고 감동적으로 그려냈습니다.
-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비극을 넘어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균형 잡힌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 진정성 있게 그려졌습니다.
- 감정적 울림 - 영화는 가족의 의미와 부모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철수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딸을 위해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장면은 강력한 감정적 울림을 줍니다.
- 적절한 유머 사용 -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적절한 유머를 통해 관객들에게 숨 쉴 공간을 줍니다. 철수의 순수함에서 비롯되는 상황들과 양아치들과의 에피소드는 웃음을 자아냅니다.
단점
- 예측 가능한 플롯 - 영화의 전개가 다소 뻔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감이 있습니다. 특히 가족 드라마의 전형적인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영화 후반부의 전개를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 감정 과잉 - 일부 장면에서는 감정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어, 조금 더 절제된 연출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다소 신파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 부족한 서브 플롯 발전 - 영수와 희자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발전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들이 가진 갈등과 화해의 과정이 조금 더 깊이 있게 그려졌다면 더욱 풍성한 이야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 현실성 부족 - 일부 상황들이 다소 우연성에 의존하거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대구에서의 여정과 마지막 골수 기증자를 찾는 과정은 다소 극적인 설정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감동은 충분히 관객들에게 도달합니다. 특히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이러한 단점들은 오히려 영화의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가족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러한 전형성이 오히려 친숙함과 편안함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영화 추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다음과 같은 영화들도 함께 감상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 아이 캔 스피크 (2017)
나문희, 이제훈 주연의 이 영화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와 마찬가지로 웃음과 감동이 공존하는 작품입니다. 까칠한 할머니와 젊은 공무원의 관계를 통해 과거의 아픔과 치유를 그려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정서를 공유합니다.
2. 미라클 인 셀 넘버 7 (2013)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그린 이 영화는 '미스터 리'와 주제적으로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류승룡의 열연이 돋보이며, 가족애와 부성애를 강조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3. 7번방의 선물 (2012)
역시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다루며,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작품입니다. 차승원의 '미스터 리'와 류승룡의 연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4. 로봇, 소리 (2015)
이 영화 역시 특별한 상황에 놓인 부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가족의 사랑을 그려낸다는 점에서 '미스터 리'와 교차점을 가집니다.
이계벽 감독의 다른 작품
'힘을 내요, 미스터 리'의 감독 이계벽의 전작인 '럭키(2016)'도 추천합니다. 유해진 주연의 이 코미디 영화는 7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이계벽 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과 연출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총평 및 별점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표면적으로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백혈병에 걸린 딸의 여정을 그리지만, 그 안에는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실화에서 영감을 얻은 이 영화는 트라우마의 극복과 가족의 의미, 그리고 무조건적 사랑의 힘을 보여줍니다.
차승원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엄채영과의 뛰어난 케미스트리,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어우러진 연출력은 이 영화의 큰 자산입니다. 비록 일부 예측 가능한 전개와 감정 과잉 표현이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지만,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감동은 충분히 관객의 마음에 와닿습니다.
특히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딸을 위해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철수의 모습은 단순한 장애인 캐릭터를 넘어,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 보여주는 일상 속 부녀의 모습은 작은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최종 평점
4.0/5.0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는 서로가 있으니까"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가족의 의미와 부모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따뜻한 가족 영화를 좋아하거나, 힘든 시간을 겪고 있어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영화는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 지적장애와 소아암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는 우리 모두에게 '힘을 내요'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가끔은 슬픔이 밀려와도, 때로는 웃음이 터져 나와도, 그 모든 순간을 함께하는 것이 바로 가족의 의미가 아닐까요? 이 영화를 통해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가족을 돌아보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자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